본문 바로가기

사이드 프로젝트

AI 혐오론자에서 찬양론자로, 3개월간의 AI 툴 사용 후기 (feat. n8n 연동의 함정)

불과 3개월 전까지만 해도 저는 'AI 툴 혐오론자'에 가까웠습니다. 개발자의 영역을 침범하는 불완전한 도구, 겉만 번지르르한 장난감 정도로 여겼습니다. 하지만 지금 저는 정반대의 위치에서 AI의 가능성을 설파하는 '찬양론자'가 되었습니다.

이 극적인 변화는 직접 부딪히고 사용하며 얻은 경험의 결과입니다. 오늘 이 글에서는 지난 3개월간 저를 바꿔놓은 주요 AI 툴들에 대한 솔직한 후기와 함께, 최근 자동화 툴 n8n을 사용하며 느낀 'AI 협업의 현실적인 함정'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Part 1: 나를 'AI 찬양론자'로 만든 툴별 솔직 후기

1. ChatGPT: 모든 길은 챗GPT로 통한다

무엇을 써야 할지, 어떤 툴에 돈을 내야 할지조차 막막할 때, 챗GPT(ChatGPT)는 여전히 1순위 선택지일 수밖에 없는 완벽한 '육각형 서비스'입니다. 이직 준비 과정에서의 이력서 작성과 면접 시뮬레이션부터 영어 공부, 논문 리서치, 그리고 코딩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범용적인 영역에서 준수한 성능을 보여주었습니다. AI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가장 기본적인 교양 도구라 할 수 있습니다.

 

2. Perplexity: 최신 정보 탐색의 강자

퍼플렉시티(Perplexity)의 자체 모델 성능이 뛰어나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 서비스의 진정한 엣지는 '검색' 기능에 있습니다. 항상 최신의 데이터를 참조 링크와 함께 제공해주기 때문에 정보의 신뢰도가 높습니다. 또한, 학생 계정 할인이나 통신사 연계 프로모션 등 유료(Pro) 유저가 되기 위한 장벽이 낮아 부담이 적습니다. 특히 Pro 유저에게 매달 제공되는 5달러의 API 크레딧은, 다른 서비스와 연동하는 MCP(Modular Control Plugin)를 사용할 때 매우 유용합니다.

 

3. Claude: 스마트한 개인 비서의 가능성

모델 성능 자체로는 GPT와 함께 최상위권을 다투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솔직히 아직 유의미한 차이를 체감하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클로드(Claude)는 코딩보다는 일반적인 목적, 예를 들어 노트를 정리하고, 정보를 검색하고, 일상적인 태스크를 자동화하는 '스마트 비서' 목적으로 MCP와 연계해 사용할 때 가장 강력한 선택지라 생각합니다. 다만, 무료 버전의 제약이 다른 서비스에 비해 답답할 정도로 심한 점은 아쉬운 부분입니다.

 

4. Cursor & Cline: 코딩의 미래, '바이브 코딩'을 경험하다

소위 '바이브 코딩(Vibe Coding)'이라 불리는 AI 기반 개발을 경험하기 위해 커서(Cursor)를 처음 사용했습니다. 단 몇 번의 '딸깍' 만으로 프로토타입의 70% 이상이 완성되는 것을 보며 감동했지만, 나머지 30%의 완성도를 채우기 위해 70% 이상의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슬픈 경험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번거로운 반복 코딩이나 제가 전혀 모르는 영역에 대한 탐색 시간을 극단적으로 줄여준다는 점에서 훌륭한 도구임은 분명합니다.

 

커서의 2주 체험이 끝난 뒤에는 클라인(Cline)으로 넘어왔습니다. VSCode에 직접 연결해 사용하며, 쓴 만큼만 과금하는 방식이라 합리적입니다. 자칫하면 요금 폭탄을 맞을 수도 있지만, 원하는 모델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고 성능 면에서는 매우 만족하며 사용 중입니다.

 

Part 2: 자동화 툴 n8n 연동기: AI는 만능이 아니었다

최근에는 '나 혼자 쓸 온라인 특가 상품 크롤링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자동화 툴 n8n을 사용해봤습니다. 과거에 파이썬(Python), 셀레니움(Selenium), BS4를 하나하나 조합해 크롤링 함수를 짜던 기억이 떠오르며, 노드(Node)를 연결하는 것만으로 작업이 진행되는 모습에 세상 참 좋아졌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이 편리한 로우코드(Low-code) 툴을 커서나 클라인 같은 AI 코딩 도구와 연계하려니 예상치 못한 불편함이 발생했습니다.

 

1. 추상화의 역설: AI와 저에게는 차라리 100% 코드로 작업하는 것이 더 편했습니다. n8n의 시각적 인터페이스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저는 그 문제를 다시 텍스트로 설명해서 챗GPT나 커서에게 해결을 요청해야 했습니다. 이 과정은 매우 비효율적이었습니다.

 

2. 코드 가시성의 부재: n8n 역시 복잡한 로직은 자바스크립트(JavaScript) 함수를 직접 작성해야 합니다. 하지만 AI는 n8n 워크플로우 내부에 숨겨진 이 코드를 직접 불러오거나 파악하기 어려워, 결국 서로 다른 곳에서 두 번 일하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3. MCP 연동의 한계: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n8n MCP'를 설치해 AI가 직접 워크플로우를 수정하게 시도해봤습니다. 하지만 MCP가 워크플로우 전체를 거대한 JSON 파일로 불러오다 보니, 불필요한 데이터까지 포함되어 비용만 커지고 정작 AI는 분석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더 세밀한 API 지원이 없다면, 차라리 IDE 내부에서 코드로만 짜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결론: 여전히 진행 중인 여정

AI 툴들은 혁신적이지만, 우리는 아직 그 도구들을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찾아가는 과도기에 있습니다. 특히 n8n과 같은 로우코드/노코드 툴의 '추상화'는 인간에게는 편리함을 주지만, 직접적인 코드 접근을 선호하는 AI에게는 오히려 장벽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깨달은 것은 큰 수확이었습니다.

 

앞으로 코파일럿(Copilot)을 커서와 비교하며 사용해보고, NotebookLM, Codex, Veo 같은 신상 툴들도 꾸준히 탐험해 볼 계획입니다. 이 여정의 끝에서, 과연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AI와 가장 완벽하게 협업하게 될까요? 다른 분들은 n8n과 같은 툴을 '바이브 코딩'과 어떻게 효율적으로 엮어서 사용하고 있는지 궁금해집니다.